헬싱키의 하늘을 수놓은듯한 우아한 돔과 신고전주의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핀란드 헬싱키 대성당은 단순히 종교 건물을 넘어 도시의 상징이자 역사의 산 증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장엄한 건축물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핀란드의 문화와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보물상자와도 같습니다. 오늘은 이 백색 거물 건축물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탄생비화
헬싱키 대성당의 역사는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핀란드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고, 차르 니콜라이 1세는 헬싱키를 핀란드 대공국의 새로운 수도로 선포하면서 이에 걸맞은 웅장한 건물이 필요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대성당이었습니다. 건축가 칼 루드비히 엥겔의 설계로 1830년에 착공된 이 건물은, 당초 계획보다 무려 22년이나 늦은 1852년에야 완공되었습니다. 이 긴 공사 기간 동안 헬싱키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리 손주들이나 볼 수 있겠네."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완공 후 그 웅장한 모습에 시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대성당이 처음에는 성 니콜라스 교회로 명명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를 기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핀란드가 독립한 후, 이 이름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헬싱키 대성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지배에서 벗어나 핀란드의 정체성을 되찾는 작업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성당의 외관은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신고전주의 양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의외로 소박한 모습에 놀라게 될 겁니다. 이는 루터교의 검소함을 반영한 것으로, 외관의 화려함과 내부의 소박함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이것은 마치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핀란드 사람들의 성격과도 닮은 듯합니다.. 건축 과정에서도 흥미로운 일화가 있었습니다. 대성당의 돔을 만들 때, 당시 기술로는 너무 높고 무거워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바로 돔 내부에 거대한 체인을 설치한 것인데 이 체인은 돔의 무게를 분산시키고 구조를 안정화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도 이 체인은 그대로 남아있어, 관광객들에게 숨은 보물찾기 같은 재미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
대성당의 건축적 매력
헬싱키 대성당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그 순백의 외관일 것입니다. 마치 거대한 웨딩케이크처럼 솟아오른 이 건물은 헬싱키의 어디에서나 눈에 띕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대성당이 처음부터 하얀색이었던 건 아니었고, 원래 이 건물은 회색빛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1980년대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거치면서 지금의 순백색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 결정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당시 헬싱키 시의회에서는 색상을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졌는데 어떤 이는 원래대로 회색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어떤 이는 과감한 변화를 원했습니다. 결국 투표 끝에 백색이 선택되었는데, 이 결정이 헬싱키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게 된 것입니다. 대성당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그 웅장한 계단입니다. 무려 5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면 비로소 성당의 입구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 계단은 단순한 통로가 아닙니다. 마치 천국으로 향하는 길처럼, 걸음걸음 오를 때마다 세속에서 벗어나 거룩한 공간으로 들어서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 매력 때문인지, 이 계단은 여름철 헬싱키 젊은이들의 인기 있는 만남의 장소중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현대판 그리스 아고라를 보는 듯합니다. 대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그 소박함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박함 속에 숨은 보석들도 발견할 수 있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알타르 뒤에 있는 천사 조각상들입니다. 이 조각상들은 독일의 조각가 빌헬름 폰 카울바흐의 작품으로, 원래는 러시아의 성 이삭 성당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조각상들이 헬싱키로 오게 되었고, 지금은 이 대성당의 숨은 보석이 되었습니다. 또한, 대성당의 돔 내부에도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바로 완벽한 음향 시스템입니다. 돔의 구조가 마치 거대한 확성기 역할을 해서, 성당 내부의 어디에서든 동일한 음질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는 19세기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설계였는데 덕분에 오늘날에도 이곳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특별한 음향 장비 없이도 완벽한 소리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신앙과 일상 그리고 문화 중심지
헬싱키 대성당은 단순한 종교 건물을 넘어 헬싱키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주 일요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미사가 여전히 열리고 있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다양한 문화 행사의 무대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시네마 오르간' 공연입니다. 무성영화 시대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대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으로 실시간 반주를 하는 이 이벤트는 헬싱키 시민들에게 인기 만점입니다. 고풍스러운 성당 내부에서 옛 영화를 보며 웅장한 오르간 소리를 듣는 경험은 그야말로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하네요. 또한, 매년 12월이면 대성당 앞 광장에서는 성 토마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립니다. 이 시기가 되면 대성당의 흰 벽은 화려한 조명으로 물들고, 광장은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찹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산타 계단 레이스'입니다. 참가자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대성당의 가파른 계단을 달리는 이 행사는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대성당은 또한 핀란드의 중요한 국가 행사의 무대가 되기도 합니다. 매년 12월 6일 핀란드 독립기념일에는 대성당에서 특별 예배가 열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들이 참석합니다. 이때 대성당 앞 광장은 촛불을 든 수많은 시민들로 가득 차는데 이는 핀란드의 독립을 기념하면서도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대성당이 때로는 영화 촬영 장소로 활용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2011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대성당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러시아의 어느 건물로 설정되었지만, 이곳 헬싱키 대성당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관광객들은 종종 이곳에서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하곤 한다고 합니다. 대성당은 또한 헬싱키 시민들의 일상적인 쉼터이기도 합니다. 점심시간이면 주변 직장인들이 도시락을 들고 와 대성당 계단에 앉아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신앙와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핀란드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줍니다. 대성당은 때때로 현대 예술의 캔버스가 되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반, 한 예술가가 대성당의 돔을 거대한 스크린 삼아 빛의 예술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빛의 향연은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대성당은 전통과 현대, 신성과 세속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헬싱키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 즐기는 방법
헬싱키를 방문한다면 대성당은 반드시 들러야 할 곳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 것은 너무 아쉽겠죠. 여기 대성당을 제대로 즐기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방문 시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름철(6월~8월)은 날씨가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관광객이 가장 많은 시기 이기도 합니다. 반면 겨울(11월~2월)에는 해가 짧아 어둑어둑한 시간이 길지만, 눈 덮인 대성당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특히 12월의 성 루시아 축제 때 대성당에서 열리는 행사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장관입니다. 대성당 내부 관람은 무료이지만, 개방 시간에 주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지만, 특별한 행사나 미사가 있을 때는 관람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방문 전에 공식 웹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성당을 제대로 즐기려면 시간대별로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침 일찍 찾아가면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명상하듯 건물을 감상할 수 있고, 정오에는 종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해 질 녘에는 석양에 물든 대성당의 모습이 그야말로 환상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진 애호가라면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성당 옆 우스펜스키 성당과 함께 찍는 사진이 유명한데, 이를 위해선 카이보푸이스토 공원으로 가보세요. 이곳에서 보면 두 성당이 한 프레임에 들어와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대성당 주변 탐방도 잊지 마세요. 근처의 원로원 광장은 핀란드의 정치 중심지로, 흥미로운 동상들이 많습니다. 특히 알렉산데르 2세 동상 주변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이 동상 주변에는 여러 인물상이 있는데, 그중 한 여인상이 알렉산데르 2세를 바라보고 있답니다. 이는 실제로 황제의 연인이었던 여인을 모델로 했다는 소문이 있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관광 팁은 대성당 인근의 카페를 이용해 보는 것입니다. 특히 추천할 만한 곳은 'Cafe Engel'입니다. 이 카페의 창가 자리에서 보는 대성당 전경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게다가 이 카페의 이름이 대성당을 설계한 건축가의 이름을 따왔다는 점도 재미있는 사실이죠. 마지막으로, 대성당을 방문할 때는 편한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5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거든요. 하지만 그만큼 정상에 올랐을 때의 보람은 크답니다. 계단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헬싱키 시내 전경은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 포인트가 됩니다. 이처럼 헬싱키 대성당은 단순히 보고 지나치기엔 아까운 매력이 가득한 곳입니다.
헬싱키 대성당은 단순한 종교 건물을 넘어 핀란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신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이 웅장한 백색 건축물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헬싱키의 하늘을 지키고 있습니다. 때로는 엄숙한 종교 의식의 장소로, 때로는 시민들의 일상적 쉼터로, 또 때로는 현대 예술의 무대로 그 역할을 달리하며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헬싱키를 방문하신다면 꼭 이 대성당을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며 이 건물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이 백색 거인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핀란드의 정신을 느껴보세요. 여러분의 헬싱키 여행이 더욱 특별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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